그 시절 사랑
김관후
제발 그 드높은 문을 열어주십시오
풀려나야 하는데 풀어주는 것
또한 밝지 못한 것을 밝게 하는 것
서로 만나 얼굴 비비며 눈물 흘리는 것
그것이 그 시절 사랑이니까요
그대 눈물 꾹꾹 누르며 어디로 떠났는지
나의 내면은 육십 년을 불타올랐는데
애틋한 마음까지 그대 따라 보냈는데
밭갈이는 어렵고 날은 어둡던 시절
정녕 그 시절 사랑을 접어야할까요
그대 스러져 가고 우리 살던 집 불타고
우리 집 곳간 속 보리 밀 콩 훔쳐가고
큰 삼촌 쇠막에 몰래 숨었다가 체포되고
그렇지만 팔십 넘긴 나의 어머니까지
그 시절 사랑을 그리워합니다
그대 떠난 바닷길을 진정시켜 주십시오
혁명이 아닌 것을 위하여 혁명을 하는 것
통일이 아닌 것을 위하여 통일을 하는 것
이 모든 것을 그 파도에 휘말리게 하고
진정 그 시절 사랑을 하렵니다
Posted by 김관후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