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 -그대 걸어온 길 외 1편

〈그대 걸어온 길〉외 1편

 


김 관 후

 




그대가 걸어온 그 길을

내가 걸을 수 있을까

내가 가슴 억누르며 그 발자취를

따라갈 수 없는데

그 역사가 한반도를 돌아

녹슨 못이 되어 섬곶에 박히니

내가 그것을 붙들 수 있을까

 

핏덩이 품에 안고 밤마다

그대 찾아 돌아눕기를 수 십 번

그대 찾아 나선 길이

험한 산길인가 뒤틀린 바닷길인가

그대 떠난 길을 따라

다시 나섰지만 너무 두렵다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〈할머니〉

 

그대 집 앞에 나앉아

떠난 아들을 기다리는데 소식 없고

총소리만 귀청을 울리면서

손자 울음소리만 가슴에 박힌다

 

며느리는 집을 나가고

그 자리에 까마귀 울음소리 요란하다

하나 주고 둘 얻었으니

이게 부처님 은공이라고

손자 머리만 쓰다듬는다

 

세상 사는 일이 칼날인데

그 칼날 위에서 춤을 추고 싶은데

가슴에 박힌 멍울 때문에

엉거주춤 세월만 보낸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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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김관후

2010/04/09 12:04 2010/04/09 12:0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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